미주특별연회 감독선거에 입후보하며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41년 전 부활절 아침, 아펜젤러 선교사가 조선 땅에 복음의 첫 발을 내 디딘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감리교회는 배재학당과 이화학당을 통해 근대교육의 문을 열었고, 남 녀평등과 자유, 인권, 독립운동의 역사 속에서도 귀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유관순 열사와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아홉 명의 감리교인이 그 증거입니다. 오늘도 감리교회는 균형 잡힌 신학과 신앙의 전통 위에서 세계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미주특별연회는 북미 와 중남미 지역의 한인감리교회를 섬기는 해외 특별연회입니다. 1986년 국외선교연회로 시작하 여 미주선교연회, 미주특별연회, 미주자치연회를 거쳐 다시 미주특별연회가 되기까지 많은 변화 와 갈등의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도 미주특별연회는 작은 연회이지만, 선 교지 한복판에서 이민교회를 돌보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최전방을 지켜 왔습니다. 감리교회는 당회, 구역회, 지방회, 연회, 총회로 이어지는 연결된 구조 속에서 감독제도를 통해 교회의 영적 지도와 행정 질서를 세워 갑니다. 감독은 한 연회의 영적·행정적 책임자로서 개체교회와 지방회 와 연회를 돌보는 직임입니다. 결코 명예나 권세의 자리가 아니라, 섬기라고 주신 자리입니다.

이번 제37회 총회 감독선거에서 저는 미주특별연회 감독 후보로 입후보하려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개인적인 형편과 교회의 상황 때문에 그 자리를 사양해 왔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마음, 하나님께서 맡기시려는 일이라면 계속 사양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는 마음으로 기도 가운데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이 결단은 제 뜻을 앞세우는 일이 아니라, 교회와 연회를 향 한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조심스럽게 응답하는 일입니다. 저는 모태신앙으로 감리교회 안에서 자랐고,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배웠으며,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자로 살아온 지 36년이 되었습니다. 만나교회에서는 부목사 6년, 담임목사 19년, 모두 25년을 섬겼습니다. 그 시간 동 안 저와 우리 교회가 교단을 통해 받은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특별히 2007년 교회가 분 쟁으로 나뉘는 아픔을 겪으며, 개체교회만이 아니라 교단과 질서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교회는 어느 한 사람이나 소수의 의지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 건강한 구조와 영적 책임 안에 서 세워져야 합니다. 앞으로 7월 13-14일 후보 등록, 9월 22일 감독선거, 10월 29-30일 총 회 취임이라는 절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모든 과정은 교리와 장정에 따른 적법한 절차와 결격 사유가 없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이번 토요일 새벽기도회 후 감리사님을 의장으로 열리는 구역회에서 감독 후보 결의가 먼저 통과되어야 이후 과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은 결코 혼자 갈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목회의 길도 그랬듯이, 감독으로 섬기는 길 역시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과 관심 없이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특별히 선교지인 미주 이 민교회의 현실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이 자리는 명예와 권위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더 낮아지고 섬기며 희생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무엘상 6장에 나오는 벧세메스로 가 는 암소처럼, 마음으로 울 수밖에 없는 길이라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길이라면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제 뜻보다 하나님의 뜻이 앞서기를 기도하며, 감독의 가운과 이름보다 사명자의 겸손과 섬김을 더 무겁게 여기겠습니다. 만나교회와 성도 여러분께서도 이 길에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 동행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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