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만나교회 창립 55주년을 맞이하며

오늘은 LA 만나교회가 이 땅, 이민사회에 세워진 지 55년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1971 년, 구세군 정하경 목사님의 자택에서 ‘국제연합교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우리 교회는 1980년 ‘나성한인감리교회’로 이름을 바꾸었고, 2011년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면서 ‘LA 만나교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 55년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교회의 문 을 닫아야 할 위기를 여러 차례나 맞이해야 했습니다. 특히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여 년 동안은 갈등과 소송,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교회는 깨어지고 성도들이 흩어지는 아픔을 겪 었습니다. 마치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 절망의 긴 터널을 통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 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이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곳에 온 지 어느덧 아홉 해가 다 되어 가고 있음을 돌아보며 감사할 뿐입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 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특권을 누리면서도 그것이 특권인 줄 모를 때가 많습니다. 특 권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감사는 사라집니다. 지난 55년을 되돌아볼 때, 우리가 걸어온 모든 발자국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이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사명은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나를 따르라」에서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를 대조했 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값싼 은혜는 회개 없이도 죄를 용서하는 설교요, 공동체 훈련 도 없이 베푸는 세례요. 죄의 고백도 없이 참여하는 성만찬이요, 인격적인 참회 없는 면죄의 확 인입니다. 순종 없는 은혜, 십자가 없는 은혜, 살아 계시고 인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은혜, 이것이 값싼 은혜입니다.”, “값싼 은혜는 교회의 가장 큰 적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 게 고백했습니다. “값비싼 은혜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도의 부르심입니다. 은혜는 값비 쌉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제자도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은혜는 또한 은혜입니다. 왜냐 하면 그 은혜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난 고통과 아픔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세상 한복판에 세워진 하나님의 공동체로서 주님의 사명을 충실 히 감당해야 합니다. 성도들의 삶과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드러 나야 합니다. 지난 55년 동안 광야와 같은 시련을 통과했지만, 여전히 성숙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창립 55주년을 맞이하여 먼저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교회를 거쳐 간 수많은 분들의 기도와 헌신을 기억합니다. 무엇보다 도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굳게 지키며 기도와 희생으로 교회를 붙들어 온 사랑하는 성도님들 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주인이 되 지 않고 하나님만이 주인 되시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참된 교 회, 성도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들이 있고, 동시에 새로운 가나안 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LA 만나교회가 더 이상 우리만의 교회에 머무르지 않 고, LA의 이민자들과 지역 사회에 소망을 주는 교회, 나아가 선교를 통한 세계 복음화의 사명 을 감당하는 교회, 열악하지만 어린아이들로부터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다음 세대를 세워가는 교 회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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