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2025년 대림절은 11월 30일(주일)부터 12월 24일(성탄 전날)까지 이어지는, 기독교 전통에 서 새로운 한 해를 여는 첫 절기이다. 대림절은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 즉 오시 는 주님(Coming Christ)을 맞이하는 시간으로,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온 기다림과 준비, 소망과 회복의 영성을 담고 있다. 오늘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전쟁과 분열, 경제 적 불안과 사회적 피로, 공동체의 약화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고 있 다. 바로 이러한 시대일수록 대림절은 더욱 분명한 메시지를 둘려준다. “빛은 어둠 속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빛은 어둠 속에 오며,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요한복음 1:5) 대림 절은 어둠이 깊을수록 빛의 의미가 더 선명해지는 시간이고, 불확실함이 질을수록 주님의 오심 이 더 또렷하게 체감되는 시간이다. 이 절기에 불안 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소망, 흩어진 마음이 모아지는 회복, 지친 영혼을 밝히는 은혜가 오시는 주님으로부터 흘러넘치기를 기도한다. 올해 대림절에는 송대선 목사의 묵상집 ‘님의 숨결 따라서를 교재로 삼아 만나교회 모든 성도들이 함께 말씀의 길을 걸으려 한다. 이 시간이 공동체에 하나 됨을 경험하게 하고, 흐릿해졌던 복음 의 본래 빛을 다시 회복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송 목사는 대림절을 “영원하신 분이 우리의 시간 에 임하는 은총을 기대하는 시간이며, 분주했던 삶을 정돈하여 그분께 한걸음 나아가는 시간이 라고 말한다. 은총은 어김없이 임하겠지만, 그 은총을 온전히 덧입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 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대림절의 영성이라는 것이다. 조용히 찾아오는 이 절기 속에서 우리는 하 나님이 우리에게 일러주시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고, 그 길의 앞에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 도, 우리의 선한 목자요 길 되신 분이 서 계신다.송 목사는 오늘의 시대를 참호착종(參互錯線), 곧 얽히고 섞여 차이와 간격이 흐릿해진 시대 라고 말한다. 시대의 물결이 너무 빠르고 강하여 복음과 세상의 이치가 혼합되고, 구약과 신약, 율법과 복음의 역할조차 뒤틀리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시편사색에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노예생활 하던 때의 고깃국물을 잊지 못한 것이 그들의 화근 아니었던가! 잊어야 할 것 은 잊어야만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것이 드러난다. 잊지 못하고 새로운 것이 들어오면 참호착 종, 섞여서 도무지 풀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신실함은 먼저 떠나는 것이고 잊는 것이다. 신 양은 더하기의 문제가 아니라 빼기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대림절은 무엇을 더 갖추려는 계 절이 아니라, 붙잡고 있던 것을 내려놓아 주님이 걸어오시는 길을 비우는 계절이다. 복음의 빛 을 흐리게 하는 오래된 두려움, 포기하지 못한 상처의 기억, 세상이 들려주는 성공의 기준, 신 앙을 무겁게 만드는 비교와 욕심…. 이 모든 것을 ‘빼기’로 정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임하시는 주님을 온전히 마주할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대림절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예수님, 님의 발 자취를 어떻게 따라갈 것인가?” 예수님의 발자취는 늘 낮은 곳으로 향했고, 상처 입은 이웃을 일으키며, 잃어버린 자를 품고, 하나님 나라의 길을 보여 주었다. 그 길은 거창한 표어보다 작 은 순종, 작은 자비, 작은 침묵과 기도로 시작된다. 말씀 앞에서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고, 주님 의 발걸음에 마음을 맞추는 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대림절의 빛이 만나교회와 모든 가정, 그 리고 우리 공동체의 걸음 위에 고요하고도 분명하게 비추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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