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과 사순절을 맞이하면서

초기 기독교는 유대교의 작은 종파로 시작되었으며, 예수님과 제자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유대인이거나 유대교의 영향을 받은 이방인이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길 원했지만, 점차 그들의 예배와 기도의 형태는 유대교와 달라졌다. 1세기 말, 교회내 이방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기독교와 유대교의 분리는 가속화되었고, 결국 그리스도인들은 회당에서 추방되었다. 기독교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으나, 점차 확산되었고,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선언하면서 기독교가 공인되었다. 이후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국교로 선포하며 이방 종교를 금지했다. 박해받던 기독교가 갑작스럽게 제국의 공식 종교가 되면서 그리스-로마 문화와 융합되었고, 새로운 신자들에게 기독교의 기본 신앙을 가르쳐야 했다. 또한,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독립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초기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유대 달력을 따르며 7일 주간과 안식일을 지켰으나, 이방인의 증가로 안식일 준수는 선택 사항이 되었다. 대신 ‘주님의 날’로 불리는 주간 첫째 날, 즉 일요일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초기에는 유대 전통에 따라 안식일이 끝난 토요일 일몰부터 주일 일몰까지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회당에서 추방된 이후에는 현실적인 이유로 주일 새벽에 모이는 형태로 변화했다. 당시 사회에서는 일곱째 날도 노동일이었으며, 노예나 고용된 자들은 저녁 모임에 참석하기 어려웠다. 또한, 유대인들은 하루의 시작을 일몰로 보았지만, 로마인들은 자정부터 하루를 계산했기에, 점차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일 새벽에 모이게 되었다. 이렇게 주간의 첫째 날, 즉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쁨의 날로 자리 잡았다.

한편, 지난 수요일(5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초대 교회에서는 부활주일에 세례를 받기 위해 예비 신자들에게 기독교 교리와 신앙 실천에 대한 교육을 제공했다. 또한, 이들은 금식과 영적 훈련을 통해 준비해야 했다. 사순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광야 생활과 예수님의 40 일 광야 시험을 기념하며 40일로 정해졌다. 그러나 주일은 본래 금식의 날이 아니었기에 사순절 기간에서 제외되었다. 또한, 사순절 세 번째 주일은 특별히 ‘기쁨의 주일’로 지켜지고 있다.

오늘부터 Daylight Saving Time(DST, 일광절약시간), 일명 서머타임(Summer Time)이 시작되었다. 여름철에 표준 시간보다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겨 일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DST 폐지를 요구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9년 DST 폐지를 결정했으며, 각 회원국이 표준 시간을 선택하도록 했다. 미국에서도 여러 주(州)에서 DST 폐지 또는 영구 표준시간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DST는 본래 에너지 절약과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되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DST를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와 가까운 곳인 아리조나(Arizona)주는 DST를 적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주이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닌데, 굳이 시간을 바꿀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무시를 한다. 그러나 같은 주 안에서도 나바호 네이션(Navajo Nation) 자치구역은 DST를 시행하지만, 호피 네이션(Hopi Nation)은 DST를 따르지 않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