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불리는 우간다는 박민수, 이순영 선교사님의 주된 사역지인 부시아 지역 가나안 빌리지를 처음 방문했을 때 장애인 학생들이 불편한 몸으로 바나나 잎을 흔들고 북을 치면서 노래와 춤으로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내가 겨우 들 정도의 무거운 바나나 한 다발을 선물해주었다.
우간다의 바나나는 크게는 3종류이다.
‘곤자’(약간 붉은 색을 띠는데 구워서 먹거나 얇게 썰어 튀겨 먹는다), ‘보고야’(우리가 먹는 노란색 바나나로, 현지 사람들은 약간 신맛이 나는 작은 바나나를 먹는다.) 그리고, 우간다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마토케’이다.
불 위에 솥을 걸어놓고 녹색 껍질을 벗긴 바나나를 삶아서 막대기 주걱으로 계속해서 젓고 뒤집어 준다.
먹어본 결과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그렇게 맛은 좋지 않았다.
마토케가 비쌀 때는 옥수수 가루를 끓는 물에 넣어 비비는 “뽀쇼”(posho)를 먹는다.
또한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 식물인 카사바를 먹는다.
1년 내내 안정적인 온도와 충분한 강우량, 비옥한 땅을 가진 우간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많은 마토케를 생산하며 대부분은 우간다 내에서 소비된다.
마토케는 그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식물이다.
잎은 요리 부자재 및 식기, 건축 재료로 사용된다.
바나나 줄기에서 나오는 섬유는 옷, 바구니, 공예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그러니까 우간다 백성들의 입고 먹고 거주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든 것을 공급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바나나 나무는 우간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마토케는 우간다 백성들의 삶과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
한 그루의 마토케를 심으면 한 뿌리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온다.
한 줄기에서 한 다발의 바나나가 열리고 나면 더 이상은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열매를 맺은 줄기를 잘라내면 다른 줄기에서 또 하나의 바나나 다발이 열린다.
뿌리가 있는 줄기를 잘라서 땅에 심으면 또 하나의 바나나 가족을 이룬다.
우간다는 씨족 사회(clan), 즉 핏줄이 같은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공동체 생활을 함으로 가족의식이 강하다.
일부다처제 문화가 아직도 남아 있어 한 남자가 여러 부인들을 거느리고, 또한 손쉽게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함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고아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비록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 고아라고 할지라도 가족이라고 여겨 거두고 먹이고 돌본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굶어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마토케는 한 뿌리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바나나 한 다발을 수확하면 결코 혼자서 먹을 수가 없다.
함께 여럿이 나누어서 먹어야 한다.
바나나의 뿌리가 서로 얽혀 있듯이 모두가 가족이라는 정으로 얽혀 있으며, 함께 나누고 먹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삶인 것이다.
마토케는 그들의 주식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간다 백성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마토케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만나공동체의 식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