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 날마다 새롭고 매일매일 새롭게!
지난 7일부터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리는 건조하고 따뜻한 돌풍을 동반한 ‘샌타 애나 바람’(Santa Ana Wind)으로 인해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된 ‘팰리세이즈 산불'(Palisades Fire)과 패서디나 및 알타데나 지역의 ‘이튼 산불'(Eaton Fire)을 비롯하여 5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숲과 고급 저택이 밀집해 있는 팰리세이즈 지역에 발생한 산불은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화재로 경제적인 피해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한다.
강풍과 함께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불 앞에 인간의 무기력함을 목격하였다.
하늘은 온통 먹구름과 같은 연기로 뒤덮었고, 가까이 날아오는 재와 매캐한 냄새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불편함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인 바람이 월요일부터 다시 강풍으로 변한다고 예보된 상황에서 10-15% 진화율을 보이고 있는 산불이 빨리 진화되기를 바라며, 엘리야 선지자가 기도함으로 응답받은 것처럼 하나님께서 이 땅에 비를 내려주시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시기를 기도한다.산불로 타들어가는 숲과 집들을 보면서 1988년 7월, 영국 스코틀랜드 근해 북해 유전에서 석유시추선이 폭발한 사고가 떠올랐다.
앤디 모칸(Andy Mochan)은 지옥 같은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잠결에 들리는 엄청난 폭발음 소리에 본능적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의 눈앞에는 거대한 불기둥이 곳곳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치솟고 있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피할 곳이라고는 없었다.
순간 그는 배의 난간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었다.
하지만 바다 역시 새어나온 기름으로 불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그가 바다로 뛰어내린다 하더라도 길어야 30분 정도 여유가 있을 뿐이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구조되지 않는다면 살기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더욱이 배의 갑판에서 수면까지는 거의 50미터 높이였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고 무엇보다도 두려웠다.
머뭇거림도 잠시, 그는 불꽃이 일렁이는 차가운 바다 속으로 몸을 던졌다.
무엇이 앤디 모칸을 바다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었을까? 그가 운이 좋았던 것일까?
배에 남아 있다가 목숨을 잃은 168명은 왜 바다로 뛰어들지 않았을까?
모두가 용기가 없었거나 운이 나빴던 것일까?
앤디 모칸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그 순간, ‘불타는 갑판’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곧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앤디 모칸은 “확실한 죽음”을 피하기 위해 불확실한 바다로 뛰어드는 선택을 했다.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두려웠지만, 그는 “남아 있으면 죽는다”는 절박한 인식 속에서 생존의 가능성을 선택했다.우리의 삶도 매일매일 불타는 갑판과 같고, 변화의 강풍 속에 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 속에서도 변화에 대응하며 오늘 하루를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중국 은나라의 탕왕은 반명(세숫대야)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롭고, 매일매일 새롭고, 또 날로 새롭게 한다.”라는 말을 새겨 세수할 때마다 마음을 새롭게 다졌다.
우리도 이 정신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며 희망을 품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그러나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오히려 희망을 가지는 것은,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이 다함이 없고 그 긍휼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애 3: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