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제33회 미주자치연회가 지난 5월 6일부터 8일까지 워싱턴 D.C. 인근 Annandale UMC에서 열렸다. 개회예배는 찰스 웨슬리의 찬송 “생전에 우리가 또 다시 모였네….”(옛 찬송가 280장, 원제 : And Are We Yet Alive?)를 함께 부르며 시작되었고, 이는 주 안에서 다시 만난 성도 들이 하나 됨을 체험하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이 찬송은 감리교 창시자인 웨슬리 형제와 감리교 도들이 영국 국교회의 박해 속에서, 또한 미국 초기 순회설교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며 복음을 전하다가 다시 만남을 감사하며 불렀던 고백의 찬양이다. 이번 연회에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남미 지역의 목회자들과 평신도 대표들이 모여 지난 1년간의 사역을 돌아보며 감사와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은퇴하는 목회자들에게는 존경과 축복을, 목사 안수를 받은 이들에게는 격려와 기대를 담아 축하하는 시간이 마련되었고. 연회의 행정과 사무도 질서 있게 잘 진행되었 다. 무엇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를 대표하는 감독회장이 직접 참석하여 연회원들을 격려하고 축복해 주신 것은 깊은 감동과 의미를 더했다. 연회 중에 진행된 감리교신학대학교 동문회에는 40여명이 넘는 동문들이 함께했고, 감독회장도 함께하여 따뜻한 교제의 시간을 나누었다. 오랜 만에 갈등 없이, 함께 울고 웃으며 연회가 평안과 기쁨 속에 마무리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감사하다. 이민교회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함께 사역하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사실은 큰 위로가 되었고,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한 전도사부터 은퇴하는 목회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거룩한 공동체의 기쁨을 누렸다.

오늘은 어머니 날, 어버이 주일이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 아니 부모님들을 축복하며,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품어주는 영적인 어머니와 아버지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는 22 년 전 아버지를, 13년 전 어머니를 하나님 품에 보내드린 후 세상적으로는 부모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영원한 아버지 하나님이 계시고, 자비롭고 긍휼히 풍성하신 어머니와 같은 사랑으로 나를 돌보아 주신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다.”(막 3:34-36)

라고 하셨다. 만나교회에서 지난 24년간 사역하며 함께해 온 성도들은 혈연보다 더 깊고 소중한 믿음의 가족이며, 오늘 함께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공동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시기를 원하시는 거룩한 도구이다. 하나님은 홀로 선한 사람을 통해서도 일하시지만, 함께 선 공동체를 통해 더욱 크고 깊은 일을 이루신다. 공동체는 단순히 유익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이 구체화된 삶이며, 그래서 때로는 위험하 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드러나는 통로이기도 하다. 크리스틴 폴은 『공동체로 산다는 것』에서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네 가지 실천을 제시했다. 감사로 살아가기, 약속하 기와 약속 지키기, 진실하게 살아가기, 나그네를 환대하기. 이러한 실천은 우리가 받은 은혜에 대한 응답이며, 기독교 공동체는 감사로 시작되고, 약속과 진실함으로 유지되며, 환대로 열매를 맺는다. 공동체로 산다는 것, 만나교회 교인으로 산다는 것, 그것은 곧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 하며 서로를 통해 그분의 사랑을 증언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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