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부활 후 첫째 주일입니다. 복음서는 모든 사람을 섬기며 돕기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주 신 예수님의 모습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사 셨던 분이십니다. 하나님을 무한히 사랑하시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을 제한 없이 사랑하신 예수 님은, 사랑으로 가득 찬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인간의 일생을 총결산하는 것은 그 사 람의 죽음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시어 우리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드리고 봉헌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들 예수 님을 사랑으로 품으시고, 그를 부활시키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어두움 가운데서도 사랑으로 살아가고, 사랑으로 죄를 이기며, 보다 더 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간의 길임을 몸소 증언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길은 무덤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십자가를 지나 아버지의 품 에 안기는 부활의 여정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만일 부활이 없다면 우리들의 신앙은 헛될 것”(고전 15:14)이라 말했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지난 21일 (월), “가난한 사람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 1936-2025)이 88세 의 나이로 하나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한 주간 내내 세계의 모든 이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 음과 삶에 집중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사제로서, 교황으로서 평생을 살아온 삶에 대한 존 경과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섬기는 일에 헌신한 사람이었습 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되었고,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퇴임 이후 콘클라베를 통해 제266대 로마 주교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은 있을 수 없다”고 외치며, 분열된 세상 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습니다. 비록 우리와 믿음의 교리와 체계는 다를지라도, 그의 삶은 주님의 제자로서 예수님을 따르고 닮아간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었으며, 하나님의 신실한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의 장례 미사는 전 세계에 중계되었고, 세계 지도자들과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언으로 “내 육체가 부활할 날을 기다리며 로 마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서 쉬게 해주기를 청한다. 무덤에는 특별한 장식 없이 ‘Franciscus'(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겨지길 바란다”고 남겼습니다. 그의 유언에 따라 아연으 로 덧댄 목관에 안치되어 간소하게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선교와 복음 전도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음과 살아낸 삶의 여정은 카톨릭 선교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음에 이르 러서도 예수님의 말씀처럼 ‘땅에 떨어져 죽어 많은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알(요 12:24)과 같 은 존재였습니다. 오늘날 일부 지도자들의 지혜롭지 못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기독교(개신교)가 세상에서 영향력을 잃고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볼 때, 우리는 부러움을 넘어 스스로를 부끄럽게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교회의 존립마저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깊이 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예수 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세상에서 힘 없고 약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결단하고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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