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2월 7일 “정경옥과 이세종의 만남”

Author
mannala
Date
2021-02-07 19:33
Views
3257
“동은 텄는데 해가 뜨지 않는구나.” “앞으로 할 일이 많으니 몸조심 하게.”
이 말은 정경옥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유언처럼 남긴 말이다. 광복, 해방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들이었다.
철마(鐵馬) 정경옥은 1930년대 한국 신학계를 대표하는 신학자였다. 1932년 감리교신학교 교수가 되어 탁월한 강의와 설교, 글을 통해 젊은 세대(학생)는 물론 교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감리교회 신앙고백인 『교리적 선언』을 해설한 『기독교의 원리』(1935)를 집필하여, 감리교회의 신앙과 신앙의 원리를 정리하였다. 교수로 부임한 지 5년 만에 교수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진도로 내려가 흙을 밟고 농사를 짓는 단순한 생활을 시작했다. 화순 천태산 골짜기에서 도를 닦고 있던 ‘조선의 성자’라고 불리는 이세종을 만났다.
이세종(1880-1942)은 전남 화순군 도암면 동광리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머슴생활을 하였다. 결혼 후 악착같이 재산을 모아 큰 부자가 되었다. 자식을 얻기 위해 무당을 불러 산당을 세워 기도하다가 우연히 성경을 구해 읽고, 생명의 말씀(참 도)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성경을 읽고 깨달은 대로 말씀을 실천에 옮겼다. 재산을 팔아 교회에 헌납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빚 문서를 불살라 탕감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몰려 들었고, ‘맨발의 성자’로 불리는 이현필, 결핵환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최흥종 목사를 비롯한 귀한 제자들을 두었다.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 화학산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 그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3년 동안 풀뿌리로 연명하며 지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세종은 예수님을 만난 후 그리스도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삶을 본받았다. 정경옥은 학식도 지위도 없는 시골 농부 이세종을 만난 후, 이세종이 했던 방식으로 성경을 읽고 예수님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이세종은 조선 땅에 화신한 그리스도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모함과 배척을 받아 상처받은 자신이 이세종을 만나면서 자신이 당한 시련과 아픔, 고독과 눈물이 바로 참 신앙의 길, 예수님의 길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정경옥은 그 깨달음을 예수님의 일대기를 그린 『그는 이렇게 살았다』(1938)라는 책을 통해 그려냈다. 그 이후 교수로 복직되어 학생들에게 지식이 아닌 신앙 진리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전하는 신학 영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복막염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해방을 4개월 보름 앞둔 1945년 4월 1일(42세) 부활주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정경옥, 이세종, 이분들이 살아간 시대는 조선의 백성들과 교회가 피할 수 없는 십자가를 지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이분들은 자신의 시대에 자신과 백성들이 겪어야 하는 고독과 눈물, 시련과 고난 속에서 고난당하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도 파탄이 나고 견딜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정경옥이나 이세종과 같이 성자의 삶을 살아가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고통당하는 우리의 삶에 임마누엘 하셔서 함께 아파하시며 눈물흘리시는 예수님을 만나기를 원한다. 그리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예수님의 모습과 삶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식이나 머리가 아니라 가슴(마음)으로 다가가 위로하고 희망을 안겨주는 예수님의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예수님은 고통당하는 우리들의 위로와 희망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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