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1월 17일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All will be well)

Author
mannala
Date
2021-01-27 22:13
Views
4358
줄리안(Julian of Norwich, 1342-1417)은 영국 노리치 지방에서 태어난 교회사에서 대표적인 신비주의자이다. 줄리안이 살았던 시대는 고통과 절망의 시대였다. 십자군 전쟁으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흑사병으로 유럽의 3분의 1일이 죽었다.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 전쟁(1337-1453), 농민혁명(1381) 등으로 유럽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십자군 전쟁의 실패와 교회의 타락으로 교황의 권위는 크게 추락했다. 교황은 아비뇽 유수(1309-1377)를 막 끝내고 로마로 돌아왔다.
이런 시대에 독일을 중심으로 신비주의자들이 활동하게 되었고, 영국에서도 하나님은 기도의 사람들을 일으키셨다. 그중에 한 사람이 노리치의 줄리안이다. 1373년 30세에 중한 병을 앓다가 하나님으로부터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에 대한 16개의 계시를 받았다. 이것을 기록한 책이 『하나님 사랑의 계시』(Showings)이다. 줄리안에게 임한 계시의 중심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이였다. 그녀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기쁨과 감격에 사로잡혀 눈물로 고백을 하였다. “주님은 ‘내가 너를 위해 고난을 당한 것에 만족하느냐?’고 물으셨다. 나는 ‘그렇습니다. 선하신 주님, 당신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주님은 ‘네가 만족한다면 나도 만족한다. 너를 위해 고난을 당한 것은 나에게는 기쁨이며 무한한 즐거움이다. 만일 더 많은 고통을 당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줄리안은 천국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통당하시는 예수님을 보는 순간, 고통당하신 예수님을 자신의 천국으로 선택하고, 자신도 고통당하시는 그 현장에 있는 것을 자신의 기쁨으로 삼았다. 줄리안은 세 가지 선물을 달라고 기도했다. 예수님이 받으신 고난을 깨닫게 해달라. 서른 살에 육신의 병에 걸리게 해달라. 세 가지 상처를 체험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주여, 나에게 세 가지 상처를 주옵소서. 나의 죄를 회개하는 통회의 상처를 주옵소서. 주님의 긍휼을 깨닫는 깨달음의 상처를 주옵소서.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갈망의 상처를 주옵소서.” 줄리안은 십자가에서 당하신 예수님의 상처의 작은 부분이라도 자신의 몸에 직접 체험하기를 원했고, 그녀의 기도는 모두 응답을 받았다.
줄리안은 평생 성당에 딸린 작은 방에 스스로 자기를 가두고 은둔자로 지냈다. 그러나 그곳에서 노동과 기도를 비롯한 청빈과 자기 비움, 섬김의 거룩한 삶을 살았다. 줄리안에게 있어 가장 주된 이슈는 죄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죄는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없게 하는 나쁜 것이지만, 하나님은 죄가 인간에게 부끄러운 것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죄는 용서하시는 구원의 은혜를 받는 데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치게 되었습니다.”(롬 5:20)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라는 위로의 말씀이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 모든 종류의 것은 다 잘될 것이다.”라는 인간에 대한 긍정과 희망이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재판장과 같이 모든 삶의 주권을 가지고 심판을 내리며 두려움을 주는 엄한 아버지와 같은 하나님이 아니라, 줄리안이 만난 하나님은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상처를 싸매주고, 옷을 입혀주고 보호해주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고통의 상황에서도 나아가게 하시는 어머니, 친한 친구, 보호자와 같은 분이었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온갖 고난과 아픔, 죽음과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가는 우리에게 위로의 말씀으로 주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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