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10월 31일 “게티 센터(Getty Center)에 아이리스(Irises)를 보러 가자!”

Author
mannala
Date
2021-10-31 19:13
Views
1046
West LA 언덕 위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리차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한 게티 센터가 있다. 유럽의 걸작품들과 장식 미술 및 사진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수가 흐르는 넓은 뜰과 갖가지 나무들, 그리고 로버트 어윈(Robert Irwin)이 설계한 센트럴 가든은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눈 앞에 펼쳐진 태평양의 장관과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게티 센터는 미국의 대부호였던 폴 게티(J. Paul Getty)가 선물한 것이다. 이곳을 이용하는 것은 무료이며, $20의 주차비를 지급하면 된다. 게티 센터를 방문하기 전에 온라인으로 등록을 마쳐야 한다.
얼마 전 어느 권사님을 모시고 게티 센터를 방문했다. 비 온 뒤의 LA, 화사하고 따뜻한 햇볕과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 눈 앞에 펼쳐진 풍광 등 게티 센터 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천국의 정원에 온 것처럼 느껴졌다.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도, 이곳에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의 아이리스(Irises)라는 그림이 있음을 알지 못했다. 게티 센터를 대표하는 아이리스는 198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5,390만 달러로 미술사상 가장 비싸게 거래되었고, 1990년 게티 미술관이 구매했다. 이번에 그 그림 앞에서 30분 이상을 머물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몇 걸음 떨어져서, 또 가운데 바닥에 앉아서, 무릎을 꿇고, 벤치에 앉아서 보았다. 그림을 볼 줄 아는 눈이 없어서 무엇인지를 잘 몰랐지만, 빈센트를 떠올리며 그의 마음을 가져보기도 했다. 아이리스(붓꽃)의 잎이 하늘을 향해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이 춤을 추며 꿈틀거리는 것 같다. 보라색을 띤 꽃잎들이 마치 나비 무리처럼 날개를 펴고 팔랑거리는 듯하다. 왼쪽 위 모서리에 있는 노란색(주황색) 꽃들과 초록색의 잎들은 아름다운 꽃을 찾아 보라색 나비들이 춤을 추며 날아오도록 손짓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중에 다른 것보다도 큰 활짝 만개한 흰색 꽃잎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아랫부분에 있는 꽃밭의 흙도 붉은색 파도 물결처럼 춤을 추듯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리스는 빈센트가 죽기 1년 전 생 레미 정신병원에서 그렸다. 헨리 나우웬은 고흐를 ‘상처 입은 치유자’의 모델로 삼았다. 고흐는 목사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따르고자 했다. 그리고 영국 리치먼드의 작은 교회에서 목사를 보좌하는 임시직을 구한 후 첫 설교를 할 때의 경험을 이렇게 고백했다. “설교대에 섰을 때 나는 마치 어두운 지하 동굴에서 빠져 나와 한낮의 밝은 햇살을 다시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어디가 되었든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가난한 탄광촌인 보리나주에 수습 선교사로 갔지만, 그가 정식신학교육을 받지 않았고 더러운 광부들과 같은 옷을 입고 움막에서 광부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여겨져 면직을 당했다. 고흐는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없다면 그들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그림으로 보여줌으로써 이들에 대한 관심과 의무를 일깨워주고자 했다. 고흐는 고독과 가난 속에 살면서도 이름 없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살면서 10년 동안 그림을 그리다가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고흐가 그림을 통해서 세상과 잊혀진 사람들, 숨어있는 하나님을 그려내고자 몸부림쳤던 것을 아이리스를 보면서 가슴에 품어 보기를 바란다. (화-주일, 10am-5pm, 월요일 – Closed)

4561 W Pico Blvd. Los Angeles, CA 90019 | TEL. 213.365.6191 | ©2020 LA 만나교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