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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10월 17일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하나님과 함께”

Author
mannala
Date
2021-10-17 19:12
Views
1183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우리는 하나님 없이 살아간다.”(디트리히 본회퍼)

매일 새벽마다 기도회 시간에 욥기의 말씀을 묵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하나님께서 사탄을 향해 “욥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라고 선언하셨다. 그러자 사탄은 하나님을 향해 “욥이 까닭 없이 하나님 앞에 순종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욥과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닙니까?” 하며 불평을 쏟아냈다. 하나님께서 욥의 생명은 건드리지 말라는 조건을 달고 욥을 사탄에게 내어줌으로 고난이 시작되었다. 욥은 고통 중에 자신이 태어난 날이 저주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탄식하였다. 엘리바스와 빌닷은 인과응보의 논리와 세상의 도덕 질서, 오랜 조상들의 지혜 전통에 근거하여 욥을 책망하였다. 한마디로 욥이 고난을 당하는 것은 하나님께 죄를 지었기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기에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욥은 계속해서 자신의 의로움을 강변했다.
인생은 욥의 친구들의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인과응보의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누구의 말이 정답이고 옳은 것인가? 우리는 욥기의 결론을 알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욥이 옳았고 친구들이 틀렸다’고.이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고난과 욥의 고난을 통해 우리는 고난이 반드시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나 심판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녀들의 믿음을 견고하게 하기 위하여 주시는 시련과 고난도 있다. 인생에 찾아오는 문제들을 우리는 다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문제들 속에서 몸부림치고 갈등하고 방황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 그러는 중에 하나님의 뜻을 조금씩 알아가고 결국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우리는 하나님 없이 살아간다.”고 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것 같고, 우리의 삶이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개입도 하지 않고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것 같은 상황을 만날 때가 많이 있다. 히틀러가 유럽을 전쟁터와 죽음의 장소로 바꾸어놓고, 600만 명의 유대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하는 상황에서 독일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침묵하였고, 오히려 히틀러와 나치 정권을 찬양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미쳐버린 세상에서 하나님조차도 침묵하고 마치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것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없이”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한 상황은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두려움 속으로 내몰았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고 나를 버린 것 같은 상황이 계속될 때에도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앞에서 사는 것이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이다. 절망이 우리의 삶을 뒤덮고 두려움이 우리의 삶을 할퀴고 지나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본회퍼가 고백한 믿음이 필요하다. 또한 욥의 친구들이 쏟아낸 수많은 말들은 어떤 점에서는 진리처럼 여겨지는 옳은 말이었지만, 고통을 당하는 욥을 살리기 보다는 오히려 욥의 고통을 가중시켰으며, 결국에는 욥의 친구들은 하나님의 도구가 아닌 사탄을 대변하는 사람들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는 고통을 당하여 삶에 고난을 겪는 사람들을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함께 아파하며 불쌍히 여기는 예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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