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9월 26일 “본향을 향한 여정”

Author
mannala
Date
2021-09-26 19:10
Views
1159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월 22일(수) 오후 3시 유엔총회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귀국길에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ㆍ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가졌다. 이어서 23일 밤 전용기편으로 유해와 함께 귀국하여 유해 봉환식을 가졌다. 6ㆍ25 전쟁 당시 미군과 중공군이 장진호에서 벌인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 68구가 71년 만에 고국의 품에 안긴 것이다. 이들 전사자는 북한에서 발굴된 미군 유해와 함께 하와이로 옮겨졌다가 유전자 감식 결과 국군 전사자로 확인되었다. 봉환식에는 신원이 밝혀진 미국 7사단 소속 카투사로 복무하다가 숨진 고 김석주, 정환조 일병의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국가는 전사자들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여 서울 현충원에 안장했다. 전사자들의 딸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통해 마음이 울컥했다.
이민자가 가장 많은 LA에서조차 명절 분위기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도 명절을 맞아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한 어른들이 계신 집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기도 한다. 지금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충주에 있는 고향 집을 명절이 되면 5시간, 가장 심할 때는 7시간에 걸려 간 적이 있다. 단지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뵙고 성묘를 하고,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에 그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제는 고향을 방문하기도 어렵지만 더 이상 그곳에는 부모님, 특히 사랑하는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다. “고향이란 단순히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을 넘어 어머니가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지 고향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전사자들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고, 가족들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고국으로 돌아오는 유해 송환 과정을 보면서 몸은 비록 이곳에 있지만, 고향으로 가는 여행을 떠났다. 고향에서 부모님과 형제들, 이웃들과 함께 살았던 모든 시간, 어릴 적의 추억들, 자식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던져 사랑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쳤고 감사했다. 시간은 흘렀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떠나갔지만, 함께 했던 모든 순간은 눈 앞에 펼쳐진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우리 곁을 훌쩍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감사했고, 또한 더 사랑하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했다.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우리는 항상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 물론 이곳에서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부초와도 같은 삶이 이민자들의 삶이다.
인생이란 항상 고향,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하듯이 본질적으로 ‘본향을 향한 여정’이다. 마지막 날에는 천국과 지옥을 마주하게 될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이 땅에서 이미 천국을 경험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지옥을 경험한다. 어디든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곳이 천국이고, 하나님이 없는 삶이 지옥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는 것처럼 위험이 가득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보호하고 인도해주신다. 하나님께서는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사는 날 동안 함께 하실 것이다(시 23편). 그렇다면 그 여정을 우리는 어떻게 걸어가야 할 것인가? 한 마디로 날마다 “예수님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고 “작은 예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최후의 심판(마 25장) 이야기처럼 예수님의 시선과 마음을 가지고 예수님께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신 모든 사람을 향한 배려와 환대, 책임과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소원한다.

4561 W Pico Blvd. Los Angeles, CA 90019 | TEL. 213.365.6191 | ©2020 LA 만나교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