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12월 19일 ” 소냐의 그리스도교”

Author
mannala
Date
2021-12-19 19:17
Views
958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고 신학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충주 큰 집에서 고향 집으로 내려와서 지냈다. 마침 교회 목사님께서 새로 오시기 전에 사택을 지킬 겸 2개월을 지냈다. 그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만났던 “소냐”는 감동과 감격 그 자체였다. 소냐는 가난으로 인한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살리며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여인, 마치 예수님을 잉태하신 흠 없고 순결한 마리아, 또는 향유 옥합을 깨뜨린 여인처럼 다가왔다. 잘 생기고 똑똑한 23세의 청년 라스콜리니코프는 법대에 다니다가 학비가 없어 휴학을 하고, 시골에서 연금으로 겨우 살아가는 어머니가 부쳐주는 쥐꼬리만 한 용돈으로 간신히 끼니를 해결하며 방세도 몇 달이나 밀려있다. 그 지역에 전당포를 운영하며 고리대금업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사악한 노파가 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사악한 인간을 죽이고 돈을 빼앗아 가난한 수백, 수천 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 살인은 눈감아 주어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으로 도끼로 노파를 살해하고, 그 현장을 목격한 지적장애인인 노파의 여동생까지 살해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목격자도, 물증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에 상처를 입어 정신적인 방황과 파멸에 이르게 된다. 폐인이 되어가는 그는 마음씨 착한 소냐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행한 모든 일을 털어놓는다. 독실한 그리스도인인 소냐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폐병에 걸린 계모, 헐벗고 굶주린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매춘부이다. 소냐는 타고난 선함과 깊은 신앙으로 비참한 삶을 견뎌낸다. 소냐는 그에게 “지금 즉시 나가서 네거리에 서서 먼저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절을 하고 입을 맞추세요. 그다음 온 세상을 향해 절을 하고 소리를 내어 모든 사람에게 말하세요. ‘제가 죽였습니다’라고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또다시 당신에게 생명을 보내주실 거예요.” 라스콜리니코프는 센나야 시장으로 가서 ‘완전하고 새롭고 충만한 감정’에 사로잡혀 겸손하게 엎드려 더러운 땅바닥에 입을 맞춘다. “마음이 녹아내리고 눈물이 쏟아졌다” 그는 더러운 땅바닥에 입을 맞춤으로 노파를 살해함으로 잘라버렸던 자신의 삶을 다시 회복하고 하나님과 화해를 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살인죄로 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유형지로 이송되고, 소냐는 시베리아까지 그를 따라간다. “언제까지나, 그 어느 곳에서나 절대로 당신을 버리지 않을 거예요.” 그는 시베리아에서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삶, 부활의 삶에 눈을 뜨게 된다.
모든 죄수들은 소냐를 좋아한다. 가끔씩 소냐는 라스콜리니코프를 만나러 찾아왔다. 죄수들은 소냐가 그를 쫓아왔으며,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소냐는 죄수들에게 돈을 준 일도 없고 돌봐 준 것도 없었다. 다만 한 번 크리스마스 때, 죄수들에게 고기만두(피로그)와 빵을 가져다 준 것뿐이었다. 소냐는 죄수들을 대신해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주기도 했다. 먼 곳에서 찾아온 죄수들의 가족들은 소냐에게 물건이나 돈을 맡기고 갔으며, 죄수들의 아내와 애인들도 그녀를 알고 자주 찾아왔다. 소냐가 라스콜리니코프를 만나기 위해 나타날 때면, 모두가 모자를 벗고 공손히 인사를 했고, 거칠고 우락부락한 죄수들은 “아아, 소피야 세묘노브나, 당신은 우리들의 어머니나 다름없소. 착하고 친절한 어머니란 말이오!”하며 반가워했다. 죄수들은 소냐의 걷는 모습까지도 좋아했고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는 찬사를 보냈으며 소냐의 몸집이 작은 것까지도 칭찬을 했다. 나중에는 더 이상 칭찬할 구실을 찾지 못해 서운할 정도였다. 심지어는 병 치료를 간청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도스토옙스키가 만난 기독교의 정신, 예수님의 사랑을 소냐를 통해서 만나게 된다. 소냐는 예수님의 마음을 지닌 여인이며,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며 사람을 살리고 희망을 가져 오는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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