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5월 30일 “똘레랑스와 황금율”

Author
mannala
Date
2021-05-30 20:37
Views
3190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운전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며 체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아낸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택시를 운전하다가 실수를 하는 경우에 손님으로부터 꾸짖음을 들을 때 택시운전사라는 직업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곳 사람들은 서로의 다양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리켜 ‘똘레랑스’(Tolérance), 우리 말로는 ‘관용, 아량, 포용력’이라고 한다. 똘레랑스는 낭트 칙령(1598년 4월 13일)에서 유래되었다. 앙리 4세가 즉위할 당시 프랑스는 카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대립으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왕은 개신교에서 카톨릭으로 개종을 하면서, 개신교도인 위그노에게도 어느 정도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는 칙령을 발표하였다. 칙령이 있기 전에 백성들은 왕의 종교와 항상 일치해야 했다. 이로 인해 앙리 4세는 카톨릭 교도에게 암살을 당하고, 루이 14세는 낭트 칙령을 철폐함(1685년 10월 18일)으로 개신교도의 모든 종교적, 시민적인 자유를 박탈하고, 수십만 명을 처형했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개신교인들이 순교를 당하는 피흘림은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 그러므로 프랑스는 모든 종교에 대해서 똘레랑스, 즉 관용의 정신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에 대해서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더 엄격하게 다스리고 있다. 똘레랑스란 자신과 다른 신념, 가치관, 생활방식,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논쟁은 하되 물리적 폭력에 호소하지 말고 그들의 입장과 권리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지, 어떤 생각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든지 그 사람은 각자 존중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특별히 사회에서 연약한 사람들과 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건강한 사회이다. 나와 틀리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단지 나와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똘레랑스 정신이 가진 위험성이 존재한다. 바로 절대적인 기준과 진리가 설 자리를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들은 탈근대주의(postmodernism), 즉 절대 진리를 거부하고 진리의 상대성을 주장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든 사람이 통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와 기준조차 상실하고 말았다. 모두가 자기의 주장이 진리이며, 자신이 기준이라고 한다면 그 사회와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나와 다른 것을 얼마든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포용성을 갖되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영원한 기준이 되는 보편적인 진리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 이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황금율(Golden Rule)이다. 이 말씀은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결국 이 계명은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며 그 사랑으로 다가갈 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의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 월요일(5월 24일) 미주자치연회 임시연회를 개회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미주자치연회와 연회원들이 하나되기를 바라며 대표 기도를 했다. 교회의 생일인 성령강림주일을 보낸 첫 날 끊임없이 갈등하고 미워하며 하나되지 못하는 연회와 연회원들이 성령의 강림으로 인해 하나됨을 이루고, 교회의 본질인 증인으로서의 복음 전파에 힘을 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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