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5월 23일 “호더스 증후군(Hoarders syndrome)”

Author
mannala
Date
2021-05-23 20:36
Views
3363
교회 근처에 살고 있는 나이든 어떤 여자분이 있다. 그분은 끊임없이 물건을 주어다가 집에 쌓아 놓는다. 주중에는 밤 9시에 작은 카트를 끌고 물건을 줍기 위해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지난 해에 누군가가 와서 집안에 가득 쌓여있는 물건들을 정리한 적이 있다. 그런데 또다시 온갖 쓰레기 같은 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남들이 버린 물건을 주어다가 쌓아놓는다. 이런 행위를 심리학 용어로 저장 강박증, “호더스 증후군”(Hoarders syndrome)이라고 한다. 꼭 필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안에 쌓아두기만 하는 증상을 말한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나 자신에게도 있다. 한 번 구입하거나 갖게 된 물건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특성은 일종의 병이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 뿐만이 아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과 사고방식, 가치관과 신념, 지나간 날의 아픔과 그로 인한 상처들, 잘못된 감정과 삶의 방식들을 우리는 버리지 못한다.
TV 예능프로그램 중에 “신박한 정리”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집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는 모토 하에 나와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공간인 집에 내가 아닌 온갖 물건들로 가득채워져 있는 집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본당 건축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아내는 책을 버리지 못하는 나를 향해 내가 언제든지 떠난 자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항상 돌아보라고 조언을 한다. 그리고 읽지 않을 책들을 정리하라고 주문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 한 권의 책도 버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책마다 그 책을 살 때 가진 생각과 보낸 시간 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책을 구입하고는 한 번도 들쳐보지 않은 책들이 헤아릴 수 없다.
드디어 주중에 사무실 책꽂이에 꽂아두고 한 번도 펼쳐보지 않고 지냈던 책을 정리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장공 김재준 목사님의 책, 『장공김재준저작전집(전5권)』, 『김재준전집(전18권)』, 자서전인 『범용기(전6권)』 29권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재준 목사님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은 아주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인터넷에 올려놓았다. 나는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누군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귀하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벽기도회를 통해 출애굽기 말씀을 나누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자중해 해안을 따라가는 편한 지름길이 아닌 거칠고 힘든 광야로 인도하셨다. 마치 순도 높은 철이나 금을 얻기 위해 철광석을 용광로 속에 넣어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연단하심으로 애굽에서의 노예 근성을 씻어내고자 하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상황이 변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 물건 만이 아니라 생각과 삶의 방식,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 불신앙 등을 비워내고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세상 앞에 우리 자신을 가볍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결단하고 변화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롬 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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