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4월 11일 “차이 때문에 자신이 더 커지는 법을 배워라”

Author
mannala
Date
2021-04-11 19:39
Views
3367
우리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의 방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불편해하고 담을 쌓고 살아간다. 가정, 일터, 삶의 자리에서 기쁨과 감사를 빼앗아가고 늘 불만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 서로 간의 차이이다. 개인간의 관계를 넘어서 종교간, 국가간, 인종간, 그리고 사회 계층간에 자기만이 옳다고 외치며, 갈등과 위험한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극단적으로 테러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함으로 우리들의 삶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교회에서도 나만의 생각과 방법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과 방식만을 고집하고 주장할 때가 많이 있다. 며칠 전 아들이 “아빠는 신학적이고 신앙적인 것에만 고집을 부리고, 나머지는 신경을 쓰거나 관여하지 말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나를 되돌아보며 부끄럽기도 했다. 특히 모든 결정이 담임목사에게 집중되는 교회의 상황에서 나의 생각이 절대적이 아니고 보다 나은 생각들이 수없이 존재하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가 고집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년 내내 꽃이 지는 날이 없는 로스앤젤레스에도 봄이 되니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온갖 꽃들이 피어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풀들, 꽃들이 함께 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내던 중에 조너선 색스(Jonathan Sacks)의 『차이의 존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유대교 랍비인 조나단 색스는 이 책을 통해 극단주의 시대에 관용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종 갈등과 문명 충돌, 테러 행위에 대한 종교적 정당화가 가져오는 위험을 제시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서로가 가진 차이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너무나도 많은 피를 흘려왔고 더렵혀 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이 세상에서 차이 때문에 위협감을 느끼는 대신 자신이 더 커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색스는 주장했다.
미국 전역에서 연일 아시안 혐오범죄 사건이 발생하여 마음 편하게 산책조차 나서기가 주저되는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아시안 뿐만 아니라 흑인에 대한 차별을 비롯한 많은 인종차별과 또한 강자들의 힘없고 연약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허위 사실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여 우리민족의 상처에 다시 소금을 뿌리는 일을 하고, 일본은 노골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색스는 “종교가 갈등의 원천이 아니라 평화를 앞당기는 힘이 될 수 있느냐”라는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며, 종교가 어떤 대답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답은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가 어떠한 방법으로 ‘타자’, 즉 인종이나 피부색, 신앙 등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공간을 내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증오와 원한, 분노로 인한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힘, 희망은 바로 용서라고 했다. 용서의 핵심에는 사랑이 있다. 사랑(긍휼, 관용)은 히브리어 ‘라하밈’으로 자궁을 뜻하는 레헴에서 온 것이다. 즉 자신의 자궁을 통해 낳은 자식을 사랑하듯이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 정의가 회복되고 세워지며, 또한 사랑을 통한 진정한 용서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법과 사랑, 정의와 자비는 손을 잡고 나란히 간다. 하나님은 용서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에게 용서하는 법을 가르친다.”라는 색스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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