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소개

목사님 컬럼

2월 13일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

Author
mannala
Date
2022-02-13 20:45
Views
914
『빙점』으로 알려진 미우라 아야코(1922-1999)는 1945년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대패하고 천황이 항복을 선언하자 극심한 허무감에 빠졌다. 살아있는 신인 천황이 있는 나라는 전쟁에서 절대로 패배할 수 없다는 자신의 신념이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또한 천황이 인간이 아닌 신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왔는데 그것을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어 7년 동안의 교사생활을 그만두었다. 그후 어느 날 아야코는 빈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폐결핵 진단을 받았다. 약혼자에게 파혼을 통보하고 지루한 투병생활을 이어갈 때 어린 시절 친구였던 마에가와 다다시를 만나게 되었다. 결핵으로 의학공부를 휴학한 채 요양을 하고 있던 다다시는 인생을 포기한 채 요양 중에도 담배를 피우고 여러 남자를 만나 교제를 계속하던 아야코를 진심으로 걱정해주었다. 그러나 아야코는 마음을 열지 않고, 오히려 다다시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로 거칠게 저항을 했다. 어느 날 아야코의 자살 미수 소식을 들은 다다시는 아야코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아야코가 살 수 있다면 자신의 생명이라도 내 줄 수 있다는 마음을 전했다. 다다시의 사랑은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아야코를 소중한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강하게 살아주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그 일을 통해 아야코는 다다시가 믿는 그리스도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폐결핵이 발병한 후 6년째 되는 해에 아야코는 척추결핵에 걸려 목 아래부분은 전부 깁스-베드(환자를 위하여 석고로 만든 침대)에 고정된 채 양팔을 조금 움직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아야코는 자신이 오랜 세월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누워있는 폐품과도 같은 존재라고 여겼다. 그때 다다시는 아야코를 위로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이다. 글자그대로 올바른 근무이다.”라고 말해주었고, 아야코는 그의 말을 따라 “어쨌든 살아보자. 죽는 것보다 힘들지도 모르지만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이야말로 낡은 자신이 죽고 새롭게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자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갈 2:20)라고 고백하게 되었다. 다다시의 말처럼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의무이고, 낡은 자신에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라면 비록 누워 꼼짝을 할 수 없는 자신이지만 결코 폐품은 아니며,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는 꼭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는 그리스도를 믿고 살기로 결심을 하고 세례를 받았다. 그 이후 다다시는 두 번의 큰 수술을 받고 아야코를 위해 필사적으로 병과 싸웠지만 35세의 나이로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다다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며 아야코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 준 소중한 사람이었고, 아야코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한 것처럼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아야코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는 다다시의 유언과도 같은 말을 붙잡고 그 뜻을 받들어 다다시의 몫까지 살아가겠다고 결심하였다.
그 후 미우라 미츠요를 만나게 되고 그의 생명을 아끼지 않는 사랑과 헌신을 통해 위대한 작가 미우라 아야코와 그의 작품이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어려가지 병으로 투병생활을 했지만 아야코는 자신에게 병을 주시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편애하시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삶의 시간을 보내는 우리들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생명 그 자체를 기뻐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마음에 담고 매일매일을 놀라움과 기쁨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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