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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9월 19일 “인간은 아무도 섬이 아니다(No man is an island)”

Author
mannala
Date
2021-09-19 19:10
Views
1357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이 아니다. /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이다. /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 대륙의 땅은 그만큼 작아지며, / 만일 모래톱이 씻겨 내려가도 마찬가지 /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집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이다. /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 왜냐하면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
영국 성공회 사제이자 시인인 존 던(John Donne, 1572~1631)은 고통스러운 일을 많이 겪었다. 4살 때 아버지를 잃었고, 카톨릭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영국국교회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학위를 받을 수가 없었다. 이에 대한 반항심으로 젊은 시절 악명 높은 난봉꾼이 되어 방탕한 삶을 살았다. 정신을 차리고 어린 소녀와 결혼을 했지만 장인에 의해 귀족의 비서직에서 쫓겨났고, 결혼 주례를 해 준 목회자와 함께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그후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10여년 동안 극심한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아내는 출산 과정에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으며 12명의 아이 중에 5명이 어릴 때 죽었고,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존 던도 지독한 두통과 장 경련과 통풍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다가 개종하여 신학을 공부하고 사제로서의 사역을 시작했지만 다음해에 아내는 죽었다.
존 던은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고, 젊은 날의 죄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했으며, 사람들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1621년 런던 세인트폴 성당의 주임 사제가 되어 사역을 감당할 때 3번에 걸친 대역병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이 런던을 떠나는 중에도 교구민들과 함께 남아 그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병에 걸렸다. 평생을 혼란 속에서 방황하다가 겨우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는데 바로 그때 치명적인 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는 하나님께 몸부림을 치면서 따지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죽음과 같은 마지막 원수, 모든 두려움을 몰아낼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1623년 존 던은 병상에 누워 사람들의 죽음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조종)를 한 달 동안 들으면서 23편의 적나라한 영혼의 일기인 『비상시의 기도문』(Devotions Upon Emergent Occasion)을 썼다. 교회 조종의 의미에 대한 기도문을 쓴 것이 바로 영문학사에 가장 손꼽히는 작품인 “인간은 누구도 섬이 아니다.”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유는 그로 인해 우리 자신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깊이 관계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존 던은 조종을 통해 보다 불행한 사람들,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겸손과 신뢰, 감사와 믿음을 배울 수 있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겪으셨지만 죽음을 택하신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온전하게 치료하기 위해서 죽으셨다는 사실을 깨닫고 위로를 받았다. 그 결과 죽음은 우리의 삶을 영원히 망쳐놓는 질병이 아닌 삶의 질병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 우리를 하나님께로 데려다주는 인생 여정의 마지막 단계로 보기 시작했고 부활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삶이 멈추어버린 고통의 시대에 존 던의 기도는 우리에게 강한 충격을 준다. 다른 사람을 향한 무조건적인 연민의 시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배려하고 책임지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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