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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8월 14일 “광복 77주년을 맞이하면서”

Author
mannala
Date
2022-08-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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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8월 15일(월)은 광복 77주년 기념일이다. 그러나 “아픈 역사의 청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5일 일본 중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세이시로 자민당 의원은 “한국과 확실히 협력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다.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과 같은 것이 있다.”라는 망언을 쏟아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배상은커녕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배로 인한 아픔은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깊이 스며들어 있으며, 이 과정 중에 남북이 분단되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가한 폭력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고, 항상 반일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신 6:5),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너희가 낯선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것은 너희도 한때 이집트에서 낯선 나그네로 살았기 때문이다.”(신 10:19)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각과 감정과는 전혀 다른 명령을 내렸다. “이집트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너희가 그들의 땅에서 낯선 나그네로 살았기 때문이다.”(신 23:7)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로 부리고, 씨를 말리기 위해 갓 태어난 남자아이들을 모두 죽였으며, 놓아주려고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겪었던 고통과 고난을 무교병과 쓴 나물을 먹으며 기억해냈고, 노예살이의 쓰라림을 재연했다. 그런데 모세는 미움(혐오)을 내려놓아야만 자유롭게 되기 때문에 그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명령한 것이다. 계속해서 지난날의 원수들을 미워한다면 비록육체적으로는 자유를 얻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이집트에서 과거의 노예로서, 기억의 포로가 되어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에게 아픔을 준 사람들을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반드시 상처를 입히고 보복을 함으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모두에게 있다. 폭력의 수단 등 물리적인 힘이나 또는 보이지 않는 수단을 이용하여 앙갚음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상처와 아픔을 준 사람들을 향한 분노는 결국 자신의 삶을 망칠 뿐이다. 이것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서, 노예와 차별을 경험한 흑인들에게서, 또한 일본 식민지배의 역사를 가진 한국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아픔이다. 모세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자녀들에게 명령하였다. 분노와 고통 속애서 과거를 되돌아보지 말고, 지난 날의 상처와 아픔을 창조적이고 건설적으로 사용하라고 가르친 것이다. 부모 세대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안겨다 준 대상을 향해 분노와 혐오와 복수감정을 내려놓고, 더 이상 그런 억압과 불의로 인해 고통이 없는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가라고 하는 새로운 사명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 힘이 없다는 이유로 인해 억압과 착취, 차별을 당해서는 안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라는 명령이다. 광복 77주년을 맞이하여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의 아픔 속에 갇혀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의 과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만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마 5:44-48)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이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살아가야 할 삶의 모습이며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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