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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11월 6일 “역할 바꾸기”

Author
mannala
Date
2022-11-06 01:34
Views
589
미국의 백인 기자이자 작가인 존 하워드 그리핀(John Howard Griffin, 1920-1980)은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색소 변화를 일으키는 약을 먹고 강한 자외선으로 온 몸을 태운 뒤에, 머리를 삭발함으로 중년의 흑인으로 변장을 하였다. 그런 다음, 1959년 10월 28일, 흑인 차별이 가장 심했던 남부 지역(딥 사우스 –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루이지애나를 가리킨다.)으로 가서 12월 15일까지 약 50여 일 동안 겪었던 일을 일기로 쓰고 그것을 『블랙 라이크 미』(Black Like Me)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그리핀은 남부에 사는 흑인들의 자살이 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흑인들이 자살로 내몰리는 현실을 알기 위해 이런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그리핀은 이 책을 통해 미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흑백의 차별을 통해 세상의 모든 차별과 편견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동시에 통합과 평등, 상호 이해에 대한 희망을 꿈꾸도록 도전을 하고 있다. 그리핀이 이와 같은 모험을 하게 된 것에는 자신이 겪은 아픔이 있다. 그리핀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프랑스에서 약학과 음악을 공부했고,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한 후에는 유대인들을 탈출시키는 운동을 펼치다가 자신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 미군으로 복무하다가 전쟁이 끝나갈 무렵 폭발사고로 시력손상을 입고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1957년 기적적으로 시신경을 회복되면서 갑 자기 시력을 되찾게 되었다. 그리핀은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표면적인 모습이 진실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핀은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달라지고 차별과 냉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통해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가진 증오와 냉대와 차별을 깨닫고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리핀은 “우리가 서로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기 전에 먼저 머리로 인식하고 그런 다음 마음속 깊이 감정적인 차원에서 깨달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타자’는 없다는 것, ‘타자’란 중요한 본질적 면에서 바로 ‘우리 자신’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나처럼 검은(Black like me) 사람이란, 바로 우리와 같은 인간(Human like us)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새벽기도 시간에 창세기 37-50장까지의 요셉의 이야기를 통해서 모든 차별과 그로 인한 폭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역할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 배우고 있다.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다른 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조너선 색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에서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서 그 주변을 돌아다녀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결코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요셉은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을 이미 용서했지만, 형들을 곤경과 고통 속에 던져 넣음으로 형들이 요셉에게 아픔을 주었던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 형들은 고통의 상황 가운데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요셉은 자신의 형들이 똑같은 상황에 처할 때,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하도록 이끌었다. 마음의 변화를 받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바로 회개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는 역할 바꾸기를 통해 나와 다른 사람(타자)을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배려하고 책임지고 함께 해야 하는 존재로 보아야만 한다. 바로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향해 보여주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고,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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