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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2월 5일 “정월대보름 달을 보면서”

Author
mannala
Date
2023-02-05 01:46
Views
618
오늘은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대보름을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여겼다. 이 날은 하늘에 커다랗게 뜬 보름달을 보면서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다. 조상들은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15일 동안을 축제로 즐겼으며, 설날보다 정월대보름을 성대하게 지냈다. 새벽에 교회에 올 때 쟁반같이 둥글고 밝은 달과 함께 아름다운 하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달이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은 충만함을 느낀다. 정월대보름날에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마을제사 지내기, 달맞이 소원 빌기, 더위팔기, 다리 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민속놀이와 풍속을 즐기며, 귀밝이술을 마시고, 오곡밥과 각종 나물을 먹고, 부럼 깨기를 하였다.
어린 시절 정월대보름날 가장 신나는 놀이는 쥐불놀이와 밥 훔쳐 먹기였다. 시골이라 쥐불놀이에 마땅한 깡통을 구하는 일이 중요했다. 고향에서는 쥐불놀이를 “망우리”라고 하고, 깡통을 “망우리 깡통”이라고 불렀다. 깡통을 어렵사리 구하면 못으로 깡통에 구멍을 뚫고 철사로 줄을 맨 다음, 동네 형, 친구, 동생들이 함께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깡통에 나무 조각과 솔방울 등을 채워넣고는 밤새도록 망우리 깡통을 돌려댔다. 깡통 안에서 시뻘건 불이 일어나면서 바람에 부딪히며 윙윙대는 소리와 함께 둥근 원을 그리며 도는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깡통 돌리기의 정점은 열심히 돌리던 깡통의 줄을 놓아 하늘로 날리는 것이다. 그때의 스릴 넘치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불을 앞에 두고 불이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나무가 타면서 내는 소리와 냄새, 따뜻함이 주는 행복은 너무나도 즐거웠다. 또 하나는 집집마다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준비된 밥을 훔치는 놀이이다. … 지금 그 형들과 친구들과 동생들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월대보름 달을 보면서 우주의 탄생에 대해 생각해본다. 광대하고 신비로운 우주를 이해하는데 있어 창조론과 진화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주를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물질과 천체 구조들, 그리고 생명체들, 무엇보다도 인류가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구는 창조주가 만드신 것이라고 믿는 것이 창조론이다. 반면에 창조주가 없이도 수많은 시간과 과정을 통해 우연하게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서 우주에 관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타당성 있는 이론은 대폭발설, 즉 빅뱅(Big Bang) 이론이다. 지금도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는데, 그것을 뒤집어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가장 처음에는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여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그렇게 해서 계산을 해보니 약 138억 년 전, 대폭발과 함께 우주가 팽창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138억 년의 과정을 통해서 언어와 의식과 믿음을 가지도록 하나님께서 나를 만드시고 이끄셨으니 결코 하나님은 나에게 덤 태기 씌우실 분이 아니다. 어느 화석학 교수가 예수님을 영접한 이유를 물었더니 수천만 년의 진화에서 인간 한 생 백년에 뭘 그리 심하게 잘잘못을 따질 분이 아니시라는 마음의 안심이 생겨서 예수님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창조론을 믿기 힘든 과학도도 하나님을 발견하는 길이 있으니 우리는 오죽하겠는가!” 그러니 나의 믿음이 아니라, 그분이 나를 어떻게든 하실 것이라는 뻔뻔함과 같은 믿음! 즉 어떤 문제나 도전 앞에서 하나님을 믿고 개기는 믿음! 조금은 유들유들한 얼굴 두꺼워지는 은총을 입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나를 위로하고 힘을 주었다. 때로는 우리에게도 이와 같이 개기는 믿음, 뻔뻔함과 같은 믿음, 얼굴 두꺼워지는 은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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