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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3월 28일 “사마천에게서 예수님을 만나다”

Author
mannala
Date
2021-03-28 19:38
Views
3557
『사기』(史記)는 본기((本紀) 12권, 표(表) 10권, 서(書) 8권, 세가(世家) 30권, 열전(列傳) 70권의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역사서이다. 사기는 이후 중국 역사서를 기술하는 방식이 된 역사학의 근간이자 인간학의 보고로 인정을 받고 있다. 사기를 저술한 사마천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말을 함으로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혀 온갖 굴욕을 당했다. 한무제는 옥에 갇힌 그에게 왕을 속인 죄로 허리가 잘리는 사형을 선고했다. 이때 사마천에게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주어졌다. 당시 5천 명의 병사들을 1년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인 돈 50만 전을 내고 평민이 되는 것과 궁형을 받는 것이었다. 궁형이란 생식기를 제거함으로 더 이상 자손을 잇지 못하게 하는 벌로, 죽음보다도 더 치욕적인 것이었다. 사마천은 치욕스럽게 살아남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고 해야할 사명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지 살아남아야 했다. 궁형은 그의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가 아니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벌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가족들과 사람들로부터 동정을 받았다. 사마천은 감염으로 인해 살아남기는 했지만 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가족들조차도 그를 멀리했고, 하루에도 장이 아홉 번 뒤틀리기도 했다. 마음 고생도 심해서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사마천은 계속해서 역사서를 집필했고 복권되어 더 높은 관직에 올랐으며, 황제로부터 신임을 받았다.
사마천이 살아남는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똥밭 가시덤불에 묻혀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고 내 목숨을 쉽게 버리지 못한 이유는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을 못한 데 대한 한을 풀기 위한 것입니다. 이대로 묻혀버린다면 나의 글이 후세에 전해지지 못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 이대로 완성시키지 못한 채 중도에서 끝낸다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극형을 당하면서까지 분노의 기색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그 이유를 밝혔다. “죽음은 단 한 번이지만, 다만 그 죽음이 어느 때는 태산보다도 더 무겁고, 어느 때는 새털보다도 더 가볍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죽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먼 옛날 주나라 서백은 제후의 신분이면서도 유리에 갇힌 몸이 되었으며, 이사는 진의 재상까지 지냈으면서도 다섯 가지 형벌을 다 받고 죽었고, ….”
사마천은 처절한 절망에 내몰렸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파멸시킬만한 거대한 절벽과 마주쳤다. 그러나 절망의 한 가운데서 그를 붙잡아 준 것이 바로 그가 꼭 해내야만 하는 역사서를 남기는 일이었다. 그 사명이 사마천으로 하여금 치욕과 고통, 절망을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순절기를 보내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묵상한다. 예수님의 길은 영광의 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고통스러운 길이었다.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니, 내가 무슨 말을 하여야 할까? ‘아버지, 이 때를 벗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할까? 아니다. 내가 바로 이 일을 위하여 이 때에 왔다.”(요 12:27) 그러나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감당하셨다. 그리고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되게 하여 주십시오.”(요 12:28)라는 기도처럼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셨다. 한 알의 밀이 되어 세상에 생명을 가져오신 예수님처럼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따라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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