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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컬럼

4월 2일 “하나님 앞에서 울다”

Author
mannala
Date
2023-04-02 16:33
Views
305
2007년 상영된 이창동 감독, 전도연 주연의 영화 “밀양”이 기독교에 던진 충격은 상당했다. 이신애는 피아니스트를 꿈꾸었지만 그 꿈이 좌절되고, 이후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은 외도를 하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신애는 남편의 고향 밀양에 정착해 피아노 교습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중에 아들이 유괴를 당하고 결국 살해당한다. 상실감 속에 살아가던 신애는 교회를 찾게 되고 마음에 평화를 얻는다. 신앙의 도움으로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기로 결심하고 사형수를 찾아간다. 그러나 살인자는 “나는 이미 하나님께 용서받으니 당신께 용서받을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신애는 범인의 뻔뻔함으로 인해 결국 무의식으로 감추었던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 이 영화는 진정한 용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용서의 주체는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이 되어야 하며 용서에는 반드시 책임과 철저한 반성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제럴드 L. 싯처의 『하나님 앞에서 울다』는 상실이라는 비극적인 경험과 그로 인해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들을 다루고 있다. 현재 그는 워싱턴 주 스포케인에 있는 위트워스대학교의 종교 및 철학 교수로 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운전 차와 정면충돌하여 아내와 4살 난 딸과 어머니를 한꺼번에 잃었다. 그리고 8살짜리 딸과 7살, 2살 된 두 아들과 함께 슬픔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싯처는 자신에게 닥쳐온 슬픔을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슬픔과 고통은 여전히 자신과 자녀들 안에 있고 그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싯처는 상실의 슬픔과 고통을 삶에서 떼어내거나 도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현실을 그대로 끌어안고 예수님에게로 가지고 와서 하나님 앞에 울고 소리치고 항의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나를 위해 거대한 상실을 경험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나를 위하여 거대한 상실을 겪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씩 힘을 내기 시작함으로 회복을 경험한다. 그런 후에 자신에게서 눈을 돌려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결국에는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함으로 함께 상실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이끌어간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밀양의 살인범처럼 “나는 이미 용서를 받았기에 당신에게 용서받을 필요는 없다”라는 무책임한 말로 은혜를 싸구려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의 삶에는 기쁨과 슬픔이 날줄과 씨줄처럼 서로 엮이어 있고 그 누구도 아픔을 피해갈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상실을 겪을 때 불행해질 것인지, 아니면 이전보다 더 성장한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다윗의 고백처럼 사망의 어두운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도 우리는 빛을 발견할 수 있다. 종려주일, 고난주간을 맞이하여 우리가 겪는 많은 상처와 고통 한 가운데서 나를 위해 아들을 잃어야 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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